탐욕
박지민 X 전정국
ⓒ바나24
어릴적부터 정국과 지민은 둘도 없는 소울 메이트였다.
하지만 이것은 진행형이 아닌, 이미 끝난 이야기가 되어 버렸다.
"정말이죠,그럼 오늘부터 안 만나는걸로."
날이 갈수록 심해지는 지민의 집착에 정국은 결국 이별을 요구한다.
평소의 지민이라면 안된다며 다리를 붙잡고 빌었겠지만
무슨 일인지 오늘은 싱긋-웃고는 알겠다는 지민이다.
"알겠어.이제 너,놓아줘야지.안그래?"
"..응.."
정국의 미심쩍은 말 한마디로 이 둘은 이별한다.

갖고 말겠어
-
정국과 지민이 헤어진지 어연 1년.
정국은 왜 지민이 찾아오지 않는걸까 하다가도
금세 잊고야만다.
내가 왜 이딴 사람을 기억해야 하는건데.
속으로 자기자신을 헐뜯는 정국이다.
🎵
[잘 지내고 있어?]
누구신데요, 새벽에 갑작스레 온 문자에 답장을 해줘야 하나 말아야 하나 엄청난 고민을 하게 되는 정국인데
[혹시 박지민?]
평소에 눈치 빠르기로 유명한 정국인지라 지민이란것을 바로 눈치챘다.
당황해 문자가 더는 안오겠지 하며 정국은 다시 잠을 청한다.
[나 없이도 잘 지내는거야?정국이 실망이네]
[미련 없이 가기로 했잖아요,뭐가 문제인건데]
[너 정말ㅋㅋ잘 생각해봐]
[내가 정말 바로 갈거라고 생각한거야?]
[나한테 애교 넘치던 그 황금막내 전정꾸 어디갔을까?]
계속되는 지민의 집착적인 문자에 정국은 이상한 앓는 소리와 함께 침대구석에 머리를 밀어넣었다.
그 이후로 정국은 끊임없는 진동에 스트레스가 쌓여
집 한쪽에 자리 잡고 있는 테라스에 들어가 담배에 불을 지폈다.
"후…"
"다 핀거지? 난 널 가지고 싶은데,거부할거야?"
엇 이게 뭐지 내 머리도 드디어 맛이 간건가.
정국은 자꾸만 들리는 지민의 목소리에 넋을 놓고 있었다.
"거부하지마,난 널 망치러 온 것 뿐야."
제발,부탁이니까 그만해주세요.
정국의 부탁은 이미 하늘에 닿고도 남았지만 기껏 말을 하면 돌아오는건 자신의 메아리와 지민의 또 다른 집착 증세였다.
-
한 달이 어영부영 지나가버렸지만 정국에겐 하루 또 하루가 지옥처럼 지나가버렸다.
이러라고 인생이 있는거야, 이젠 정국도 그러려니하며 약에 의존하며 하루를 버틴다.
"이런식으로 살다간, 얼마 안 가 죽을 수 있다고. 적당히 먹으라고."
"하지만.."
같은 회사 후배인 진인턴이 다가와 위로를 해주지만,
정국의 빨간 볼에선 이미 눈물만이 그 볼을 가렸다.
어째서,내가 이래야 하냐고.
난 아직 21일 뿐인데,살 날이 더 많다고.
이미 말했을 정국이,오늘은 조용했다.
"아,맞다.오늘 새 사원 들어온다죠?하하…"
"..누구요.."
정국은 눈물바다가 되어버린 자신의 낡은 책상을 닦는다.
그 겸 새 사원이 올 새 자리도 닦아놓는다.
그래도 자기가 부장은 맞다나..
어느새 또 부려 먹을 생각하니 정국은 들떠있는 몸을 주체하지 못한다.
박사원,들어오세요.
잠깐,박사원?
뭔가 익숙하고 이상한 낌새를 느낀 자칭 꾹부장은
다리를 떨면서 창고로 들어가 버린다.
"이름이 박지민이라 하셨죠? 저기, 국부장 옆자리에 앉으세요"
"아하..깨끗하네요. 누가 닦아놨는지. 감사합니다"
역시, 왜 슬픈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아니,박지민 어떻게 들어온거야..
정국은 창고에서 혼자 불을 끄곤 조용히 흐느낀다.
"국부장님은 어디계신가요, 남.준. 사장님?"
"박사원 끼부리는거봐,창고에 가봐요"
끼익.
듣고 싶지 않은 소리가 방 안을 울리곤 뒤이어 박지민의 목소리가 들렸다.
"어라?국부장님?여기 계셨네요~저 이번에 회사 새로 들어왔는데, 반겨주진 못할 망정 창고에서 혼자 계시면 어떻게 해요,
위험하게"
"여기 전부 다 위험해요, 물론 나 빼고.조심하라는 차원에서 온 거랄까요"
"그러니까 나만 믿고 도망 안쳤으면 된거잖아, 전정국."
지민은 끊임없이 흐느끼는 정국을 보곤 머리를 한 번 긁적였다.
내가 왔는데, 이사람아. 뚝하라고.
지금 상황을 본다면 지민은 누가봐도 일방적인 사랑이었다.
자신은 아니라 부정할 것이 뻔해도 말이다.
"잘못했지?"
정국도 이젠 포기하려는지, 고개를 두어차례 끄덕였다.
"잘못 알았으면 된거야.이제 회사 밖에선 내가 위야,명심해"
지민이 지금 속삭인 말은 3년간 정국과 자신의 약속과도 같았다.
3년후엔 우울증으로 둘 중 한 명이 죽었다는 말이 전해질 뿐.
copyright ⓒ 2017 바나24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