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탐
김태형 X 전정국
ⓒ태테
상다리가 휘어지게 음식을 내어 놓는다. 배달 음식이 반, 편의점에서 사온 것이 반. 전부 나트륨 덩어리의 건강이라고는 생각지도 않은 음식이 전부이다.
빈틈이라곤 맞닿은 용기들 사이뿐인 식탁을 내려다보며 나무젓가락을 든다. 일회용 젓가락. 입안에 넣어 혓바닥을 누르자 특유의 종이 껍데기 맛이 입안을 감돈다.
근래 태형은 제게 말하고는 했다. 정국아, 내가 다 잘못했어. 그러니까 제발 그만, 응? 안달난 목소리가 조금은 애잔할 정도로 다급하고 슬프게 애원한다.